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신명기 6:6-7)
2. 유태인과 다이아몬드 프린트   
박종신  Homepage Email [2014-02-28 18:30:00]  HIT : 222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47스트리트. 동서로 길게 이어져 있는 이 거리중 5애브뉴와 6애브뉴사이 약 3백미터거리 한 블록. 얼핏 보면 맨해튼 여느 빌딩숲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블록안에 들어서면 어렵지 않게 다른 거리와의 차이를 알수 있다. 상점마다 `다이아몬드` 간판이 붙어있고 거리엔 긴 수염을 늘어뜨리고 검은 모자를 쓴 다소 생소한 모습의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 블록안에 있는 다이아몬드 상점은 대략 2천6백개. 건물마다 오밀 조밀한 한두평 짜리 독립 부스 형태의 점포가 가득차 있다. 많은 것은 점포수만이 아니다. 여기서 미국 전역으로 팔려나가는 다이아몬드는 연간 250-300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33-40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다이아몬드의 절반 가량이다. 때문에 뉴요커들은 이 거리를 아예 `다이아몬드 스트리트`라고 부른다. 증권시장이 있는 다운타운의 월스트리트에는 못미치지만 그래도 거대한 자금이 유통되는 정말 `빛나는` 시장인 셈이다.

이 거리의 중심은 5애브뉴쪽에 있는 한 빌딩.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특징이 없지만 이른바 `다이아몬드 딜러 클럽(Diamond Dealers Club)`이 입주해 있기 때문이다. 이 `클럽`은 다이아몬드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상인들의 모임으로 `다이아몬드세계의 상원`격인 친목단체이다. 회원은 전세계에 약 2천명. 하지만 말이 친목단체이지 이 안에서 다이아몬드 세계의 모든 질서가 정해진다. 이 클럽안에 있는 거래소에서 거래된 가격이 전세계 다이아몬드 가격의 기준이 된다. 실제 회원중 한명인 라파포트(Rapparport)씨가 1주일에 한번씩 작성하는 다이아몬드 시세표인 `라파포트 리스트`는 가격에 관한한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업계에서는 명함을 주고 받을 때 상대방 명함에 `다이아몬드 딜러 클럽 멤버`라는 말이 써 있으면 더 이상 신용에 관해 물어볼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그만큼 업계의 신뢰를 받고 있다. 2천명의 회원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면 98%이상이 유태인들이다. 긴 수염에 검은 모자를 쓴 사람들이 거리에 많은 이유도 이들이 대부분 유태인인 탓이다.

유태인이면 무조건 회원이 되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유태인이라도 이 클럽의 회원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회원 6명이상의 동의서가 포함된 서류심사-20명이상의 회원들이 실시하는 까다로운 면접-신원확인작업-2년간의 임시회원자격부여`등을 거쳐 정회원이 되려면 3년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 심사과정을 통과하기도 쉽지않지만 한번 정회원이 되면 회원자격이 대를 이어 넘어가기 때문에 `공석`이 자주 나오지도 않기 때문이다.

회원중 유태인이 아닌 사람은 2% 미만.약 30-40명에 불과하다. 그중 유색인종은 한자리수에 불과하고 그중 하나가 바로 딜러스클럽 맞은편 20W 빌딩 1층에서 `골드 플러스`를 경영하는 이재수 사장이다. 럭키그룹(LG그룹의 전신) 기조실에서 일하다 이민온 이 사장은 75년 보석업계에 뛰어들었고 87년 우여곡절 끝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멤버가 되었다. 한국인 회원은 지금까지도 이 사장 외에 한두명에 불과하다.

`클럽`은 물론 회원전용. 일반인들은 회원과 함께 들어갈 때만 입장이 허용된다. 회원인 이 사장과 함께 들어간 클럽은 초입부터 경계가 삼엄했다. 1층 건물안에 들어갈때는 비행기 탑승 수속때 보안 검색을 하는 것과 똑같은 절차를 밟아야 했다. 가방은 따로 X레이 투시기계를 통해 나갔고 사람들은 검색대를 통과한 뒤 양 팔을 들고 몸수색을 마쳐야 했다. 클럽이 있는 건물 10층과 11층 입구에선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교부받아 가슴에 단 뒤에야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거래되는게 값비싼 다이아몬드인 탓도 있지만 유태인들만 모여있어 테러의 위험이 높아진 것도 이유인 듯 했다.

클럽안에는 300평 남짓한 거래소가 있었다. 탁자와 의자들을 나열해놓은 장소로 회원들이 편안하게 다이아몬드를 사고 파는 곳이다. 거래소 뒤쪽에는 휴게실과 식당이 있었다. 특이한 것은 휴게실 바로 옆에 마련되어 있는 유태인들의 `기도방`. 회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태인들이 업무를 보다 짬을 내어 기도하는 곳이다. 식당메뉴는 영어와 히브류말로 쓰여 있었다. 휴게실에선 회원들이 카드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휴게실안에 있는 게시판에는 `신용불량 거래자`들의 명단이 사진과 함께 붙어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이아몬드=유태인`의 공식은 맨해튼 47스트리트에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맨해탄 남단 보워리(Bowery)와 커널(Canal)스트리트 북서쪽 코너에 있는 맨해튼 제2의 다이아몬드 거리도 역시 유태인의 전유물이다. 미국 밖에서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곳도 역시 유태인이 장악하고 있는 벨기에의 앙트와프와 이스라엘이다.

왜 유태인이 다이아몬드에 강할까. 거의 30년간을 유태인들과 함께 생활해온 이재수 사장은 한마디로 "아주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유태인들은 수천년동안 이나라 저나라로 柰幷募玖?유랑생활을 하다보니 어느나라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국제통화`가 필요했는데 작지만 가치있는 보석이 그런 역할을 하는게 가장 알맞았다는 해석이다. 실제 중세시대의 탄압이나 나치의 대학살인 홀로코스트등에서 살아남은 유태인들중 몸에 지니고 있는 보석을 뇌물로 주고 생명을 건진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특히 다이아몬드는 16세기까지는 너무 단단해 연마가 불가능한 `정복할수 없는(unconquerable) 보석`이었다. 하지만 16세기에 한 유태인이 연마법을 발견한 이후 유태인들 사이에서 보석으로 제작되고 매매되었다. 유태인이 값비싼 다이아몬드의 제작 유통 판매등 상권의 전 과정을 장악할 수밖에 없게된 자연스런 이유이다.

유태인들의 보석의 인연은 유태인의 탄생 기원으로까지 올라간다. 유태인을 영어로 `Jew`라고 하는데 이는 보석을 뜻하는 "Jewelry`와 말뿌리가 같다. 이 사장은 "유태인들 사이에서도 정설은 없는 것 같다"며 `보석(Jewelry)이 많이 나는 마을의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Jew`라는 말이 생겼거나 아니면 `Jew가 잘 다루는 물건`이라는 뜻에서 Jewely란 단어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등이 있다고 한다.

실제 유태인의 역사인 구약성경의 출애굽기를 보면 모세의 12지파들의 이름이 모두 사파이어 에메랄드 토파스등 보석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져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성서에는 또 이스라엘 대제사장들은 이 12지파를 상징하는 12개 보석이 달린 옷을 입고 다녔다는 기록이 나와있다. 유태인과 보석은 뗄레야 뗄수 없는 정말 한몸인 셈이다.

     33. 1. 유태인을 알아야 세계를 안다.
     31. 3. E.T.와 헐리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