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사람이 이 바다에서 저 바다까지, 북쪽에서 동쪽까지 비틀거리며 여호와의 말씀을 구하려고 돌아다녀도 얻지 못하리니 그 날에 아름다운 처녀와 젊은 남자가 다 갈하여 쓰러지리라" (암 8:11-13)
성경암송의 귀한 능력을 직접 체험한 성도라면,
성경암송과 깊은 묵상 없이는 건강한 신앙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마치 유아기 신앙 시절에는 목사님의 설교만으로도 충분한 영적인 자양분을 얻는 듯 느껴졌지만, 신앙이 성장함에 따라 설교나 성경 공부만으로는 영적인 갈증이 해소되지 않음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성경암송과 묵상이야말로 우리 영혼이 건강하게 숨 쉬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가장 풍성하고 온전하게 공급해 준다는 사실을 깊이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성도들을 바른 신앙의 길로 인도해야 할 목회자들이 정작 성경암송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목회자들이 성경암송의 가치를 역설하는 것만큼 성도들의 신앙성장에 효과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성경통독이나 설교 듣기는 강조하지만, 유독 성경암송이나 묵상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강조하고 있다. 과연 그 실제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목회자 자신이 성경암송을 직접 실천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오늘날 많은 목회자들이 바쁜 일정 속에서 성경 암송을 꾸준히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만약 목회자 스스로 성경암송의 깊은 유익을 체험하고 있다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성도들에게 성경 암송을 권면할 것이다. 하지만 직접 하지 않는다면, 그 중요성을 진심으로 강조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성경암송은 그 실천 여부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성경통독의 경우, 실제 통독 여부를 개인이 아닌 이상 확인하기 쉽지 않다.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타인이 쉽게 알기 어렵다. 하지만 성경암송은 직접 외워서 말해야 하므로, 암송했는지 하지 않았는지가 금방 드러난다. 아마도 이러한 특성 때문에, 꾸준히 암송하지 않는 목회자의 경우 성도들에게 암송을 권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과중한 목회 업무와 시간 부족 때문이다.
설교준비, 심방, 상담, 각종 회의와 행정 업무 등 목회자들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렇게 쉴 틈 없는 일정 속에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성경암송에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 특히 설교를 위해 성경을 연구하고 깊이 해석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다 보면, 암송은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
넷째, 성경을 활용하는 다른 방식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일 수 있다.
성경을 읽고, 연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설교를 준비하는 등의 활동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성경의 의미를 깊이 깨닫고 삶에 적용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반드시 '암송'이라는 행위가 필수적이지는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설교나 가르침에 필요한 핵심 구절만 그때그때 확인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섯째, 성경암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나 훈련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암송 자체를 어렵고 부담스럽게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암송 훈련을 받은 경험이 없는 경우, 암송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성도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암송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성도들의 실제적인 삶과 연결된 말씀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경구절을 암송하여 인용하는 것보다, 성경본문의 배경과 의미를 쉽게 설명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예화나 교훈을 통해 말씀을 전달하는 것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이유들이 모든 목회자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직도 많은 목회자들이 성경암송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목회자들이 성경암송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기고 실제로 암송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인 듯하다. 성경암송의 본질적인 이유와 필요성을 충분히 깨닫지 못한 채, 인본적이거나 비성경적인 방식, 또는 개인의 개똥철학에 치우쳐 목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성도들이 말씀의 풍성한 은혜를 누리지 못하고 영적인 메마름을 경험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마주하고 있으며, 교회 역시 힘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