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갔다. 성경암송학교가 출범한 지 벌써 12년이 생일이 지나고 13년을 향하여 가고 있다. 성경암송학교만 나이가 든게 아니다. 언제나 젊기만 할 것 같았던 나 자신도 하염없이 늙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성경암송학교를 통해 참 많은 사역을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사역을 마지막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것 같다. 서서히 사역을 줄여 나가면서 마감할 것인가? 아니면 나에게 남은 마지막 사역을 감당하고 마감할 것인가? 그렇다고 곧 병이 들어서 죽는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나의 마지막 사역은 무엇일까? 그것은 성경암송, 하브루타, 테필린복음에 대한 이론을 체계화하고 정립하는 것이 마지막 사역일까? 아니라 생각했다. 그동안 펼친 이론들로도 충분할 것 같고, 앞으로 더 뛰어난 후배들에게 그 일을 맡기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사역은 무엇일까? 오랜 기도 후에 내린 결론이 있다. 그것은 바로 '건물을 남기는 것'이다. 사역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선 사역의 장인 성경암송학교 BRS센터를 남기는 것은 꼭 필요한 사역이다.
길재의 '산천은 의구하데 인걸이 간 곳 없네'는 시조에서의 교훈은 사람은 떠나도 산천초목과 건물을 남더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성경암송의 사역을 남기기 위해선 교육의 현장인 건물, 즉 BRS센터가 꼭 필요하다. 미국 남침례교 선교사들이 사역을 마감하면서 침례교단에 여의도 빌딩들을 남기고 떠났듯이 말이다. 그래야만 후배들이 그곳에서 성경암송사역을 이어갈 것이 아닌가.
한국교회의 희망은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역을 교회 스스로가 감당하지 못해 왔다. 그동안 성경암송학교가 작은 분량의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더 많이 감당하기 위해선 성경암송학교 BRS센터가 꼭 필요하다. 임대 건물에 그 어려운 사역을 남기고 떠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자기 십자가'가 나에게는 성경암송학교 BRS센터를 남기는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잎으로 BRS센터에 대한 글을 많이 쓰려고 한다. 당신이 함께 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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